[한겨레] 죽음으로 몰아가는 검찰·경찰 수사…20년간 241명 숨졌다

관리자
202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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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4-06-03 20:19
  • 등록 2024-06-03 15:07

지난 1월 인권연대가 개최한 이선균 재발 방지 긴급토론회. 인권연대 제공

2004년부터 2023년까지 20년 동안 검찰과 경찰의 조사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241명이라는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권연대는 3일 “지난해 말 이선균 배우 사망을 계기로, 언론 보도와 통계 등의 자료를 통해 검·경 수사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20년 동안 한 해 평균 12명, 한 달에 1명꼴로 자살자가 발생했다. 인권연대는 “언론에서 다뤄지지 않은 자살 사건을 포함하면 실제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 중 자살자가 경찰 수사 때보다 많다는 결과도 나왔다. 인권연대의 조사 결과를 보면, 20년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241명 중 검찰 수사를 받던 이들은 163명, 경찰 수사를 받던 이들은 76명이었다. 인권연대는 “자살자가 가장 많았던 2011년(24명)을 보면, 검찰이 접수한 사건은 약 233만 건, 경찰이 접수한 사건은 약 1170만 건이다. 검찰의 경우 11만 건 중 1건의 자살이, 경찰의 경우 390만 건 중 1건의 자살이 발생한 것”이라고 짚었다. 진보정권 시기보다 보수정권 시기에 자살자가 더 많았다. 지난 20년간 진보정권 시기 110개월 동안 88명의 자살자(1개월당 0.8명)가, 보수정권 시기 126개월 동안 153명(1개월당 1.2명)의 자살자가 나왔다.

인권연대는 “수사기관은 인권보호기관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시 검찰의 ‘인권보호 수사규칙’이 법무부령으로 만들어지고 검찰 인권위원회도 발족했지만 유명무실하다. 20년 전 과잉·강압 수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된 영상 녹화 제도도 300억원이 넘는 예산만 쏟아부은 채 실제 영상조사녹화 실시율은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인권연대는 “22대 국회는 검·경 수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 방지를 위해 ‘수사기관 인권침해 방지법’ 등을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연대는 오는 4일 더불어민주당 인권위원회, 조국혁신당 검찰독재조기종식특별위원회 등과 함께 ‘자살로 몰고 가는 범죄 수사,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주제로 국회에서 토론을 열 예정이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